VR/AR/MR 및 AI 등 첨단 기술을 연계한 실감 융복합콘텐츠를 제작한다.
융복합문화기획자
[직업 생성배경]
‘융복합 문화기획’은 일반적으로 예술과 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들이 함께 접목된 분야를 일컬어 ‘융복합’을 의미하지만, 용어 자체에 관한 규정이 아직 명확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문화예술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융복합 문화기획은 많은 부분에서 미디어아트와 닮았다. 미디어아트의 경우,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을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예술적 실험들이 생겨났고, 문화예술계에 신선한 창작활동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가 바뀌고 불과 몇 년에 제작된 작품을 감상할 수 없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급속하게 발전하는 기술은 더 이상 작가 개인의 역량에 따른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전문 기획자나 비평가가 부재한 채 예술적 실험만 남긴 당시 미디어아트는 이제 잡지에 남은 몇 줄의 기록이 전부가 되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미디어아트를 연구하고 작가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관객들에게 소개함으로써 그 지평을 확대하여 이 새로운 예술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주요 이유로 들 수 있다. 문화의 융복합 현상이 점차 트렌드가 되면서 융복한문화기획자의 육성이 이뤄질 계획이다.
[수행 직무]
융복합문화기획자가 수행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인 리서치, 프로듀싱&아카이빙, 에듀케이션이다. 1) 리서치 ‘기획-작가 섭외-작품 제작 혹은 전시 구현-연계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으로 이어지는 융복합 문화기획의 직무 프로세스는 일반적인 기획과 유사해 보이기 때문에, 단계별 수행 직무의 범위 역시 기존 기획자와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 할 수 있지만, 개별 프로젝트마다 소화해 내야 하는 내용을 보면, 실제 업무에 들어가서 기존의 전시나 공연기획자가 이해하고 진행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 준비과정 및 리서치가 가지는 중요성이 기존의 전시기획에서 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방대하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메타버스 내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한 예를 들어보겠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는 단순히 미술사와 예술사만을 전공해서는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없다. 메타버스 내에서의 전시가 전통적인 전시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변화의 의미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가능성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하거나 평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메타버스 안에서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 작품 감상을 위한 인터페이스 가동, 그리고 메타버스의 유저들의 특성 등을 고려해서 프로젝트 전체의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예술사적 배경은 물론 기술에 대한 이해, 사회학적 평가 등이 고루 요구된다. 여기에 가중되는 어려움은 새로운 융복합 문화기획이라는 것이 특정 분야 간의 협업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메타버스는 아주 사소한 일례에 지나지 않는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섹터라 할 수 있는 로봇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 양자 프로그래밍, 생명공학, IoT, 자율주행을 비롯하여 VR, MR, 홀로그램 등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첨단 기술과의 협업이 빈번할 뿐 아니라, 기초과학과의 협업, 건축, 음악, 무용 등 타 예술 장르들과의 협업도 발생하며, 이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기획도 있다. 따라서 융복합문화예술기획자는 개별 프로젝트에서 만나게 되는 이러한 기술들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어야 하고, 특정 기술이 사용되는 경우 그것에 대한 당위성, 그리고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영향력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2) 프로듀싱&아카이빙 기존의 전시 및 프로젝트 기획자가 전시나 프로젝트를 보여주는 일이 업무의 중심이었다면 융복합문화기획자의 경우 수행 직무의 범위는 제작의 과정까지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아트 앤 테크 프로젝트에서 융복합문화기획자는 큐레이터의 역할뿐 아니라 프로듀싱의 역할도 함께 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직무의 범위가 크게 확대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프로듀싱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자료들에 대한 아카이빙은 추후 작품의 재현, 배포 등과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개별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많이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융복합 문화기획자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진행과정에서 도출되는 문제를 비롯, 장비 리스트, 테스트 일지 등과 같은 다양한 자료의 아카이빙도 놓쳐서는 안 된다. 3) 에듀케이션 또한 융복합 문화기획은 전시의 형태 외에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기획도 포괄한다. 대부분의 융복합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과학, 기술은 일반 관객에게는 낯설거나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과정은 작품/프로젝트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전시/프로젝트에서 교육 및 워크숍을 기획하는 일은 에듀케이터가 담당하지만, 융복합 문화기획의 경우에는 사용되는 과학, 기술의 특성상 프로젝트 총괄기획인 기획자가 작품과 워크숍 등을 전체 프레임 안에서 함께 기획하는 경우가 많다. 융복합 문화예술기획의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융복합문화예술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다양하다. 기존의 큐레이터나 프로듀서들은 전문분야가 있고, 그 안에서의 연구활동을 기반으로 기획을 진행했다면, 융복합문화예술기획자는 다방면에 대한 호기심, 기본 지식이 필요하고, 타 분야와의 협업을 위한 소통 능력 또한 중요하게 요구된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 만큼 과학기술 자체에 대한 인식도 필요할 뿐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인문학/사회학적 비판적 시각 역시 요구된다. 따라서 융복합 문화예술기획자의 경우 특정 분야의 전문성 못지않게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능력과 순발력, 유연성도 필요하다. 그중 중요한 역량을 정리해 보면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될 수 있겠다. (1)예술사적 소양 융복합 문화기획은 전시/프로덕션/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예술사에 대한 기본 지식은 필수적이다. 기존의 기획자들이 미술, 음악, 공연 등 특정 장르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획을 진행했다면 융복합문화기획자는 각각의 장르는 물론 그 장르들 간의 연결까지도 살펴볼 수 있는 포괄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2) 인문/사회학적 소양 융복합 문화기획에 있어 인문사회학적 소양은 예술사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변화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평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은 이러한 과학과 기술을 사용하는 문화콘텐츠로 작품으로 구현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3) 기술 이해력 기획자가 사용되는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으나, 기술팀과의 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본 지식은 갖추어야 한다. 특히 융복합 문화 프로젝트들은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술 전반에 대한 기본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4) 아카이빙 융복합 문화 프로젝트는 단일 전시기획과는 달리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기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다. 또한 활용되는 기술이나 협업의 프로세스가 복잡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록 및 아카이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 장비 등에 대한 테크니컬 라이더의 작성, 구현 과정에서의 주요사항 등은 꼼꼼히 아카이빙 해 두어야 프로젝트가 단발 행사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맥락에서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된다. 따라서 융복합 문화기획자는 기존의 문화 예술기획자보다 프로젝트의 체계적인 아카이빙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5) 중간 매개자로서의 역할 융복합 문화기획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파트의 전문가들에게는 예술, 인문학적 맥락을 이해시켜야 하고, 예술가들에게는 기술 구현의 원리,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 기술사용의 의미 등을 이해시켜야 한다. 때문에 융복합 문화기획자에게는 각기 다른 파트의 전문가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자로서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외 현황]
해외의 경우에는 기술 기반의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하는 큐레이터, 테크니션 등 전문기술군이 있어서 이들이 융복합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린츠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의 경우에는 퓨처랩 시설에서 다양한 미디어아트, 융복합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할 뿐 아니라 프로젝트의 해외 배포 및 운영에도 관여하면서 아트앤 테크놀로지, 미디어아트, 융복합 프로젝트 분야의 세계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융복합문화기획자라는 별도의 전문직 군이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융복합 문화의 맥락에서 수준 높은 융복합 문화기획 프로젝트들이 지속적으로 창작되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는 이미 각 직군들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과 안정적인 기관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융복합 문화예술기획은 단순히 테크놀로지 기반의 작품이나 프로젝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테크놀로지를 매개로 하는 새로운 예술표현 활동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아트앤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아트앤 테크놀로지/미디어아트 전문기관이 부족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한 대외 접근성도 좋지 못하다. 아트센터 나비가 미디어아트 센터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체 기획이나 기관 협업 프로젝트를 위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인력 양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국내는 미디어아트 전문 기관이나 랩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문가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며, 이를 인지한 기관의 노력으로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의 경우 거의 유일하게 프로덕션 센터의 역할을 하는 자체 기술팀이 상주하고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기획, 테크니션 교육 등을 통해서 기본 장비, 조명, 사운드 등에 관한 전문 교육과 융복합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기관이 지방에 있고, 교육인원 역시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직은 그 파급력이 현장까지 이어지고 있지는 못하다. 이에 따라 융복한문화기획자를 육성하고자 정부육성지원 직업으로 선정되었다.
출처 : 워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