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담배를 사재기하러 갔습니다. 제가 피우는게 곧 단종된다고해서 그 전에 좀 쟁여놓을 생각이었어요. 단종 기념(?)으로 마침 세일도 하고 있더라고요. 전엔 개당 $50에 팔았는데, $30이래요. 뭐 예상은 했지만 불티나게 팔렸나 봅니다. 재고가 32개밖에 없다네요. 저같은 사람이 많은지, 남은거 다~ 줘 했는데 놀라지도 않아요. 보통 마트에서 담배 3-4보루만 사도 눈이 동그래져서 정말? 하고 물어보거든요. 카운터에 32보루를 쭉 늘어놓고 느리게 계산하고 있는데 미국인 아저씨 한명이 들어옵니다. 직원과 대화를 하는데 잘 들리지는 않고 대충 눈치로 짐작해보면, 아저씨 : 나도 저거 사러 왔는데... 직원 : 다음에 다시와. 저기 영어 못하는 로빈이 다 샀어. 아저씨 : 나 다시 오기 힘든데... (트래픽 어쩌구 하더라구요.) 아저씨가 내심 아쉬운지 난감한 표정을 짓다가 저를 보고 물어봐요. 아저씨 : 너 이거 얼마에 샀어? 나 : Thirty + taxes 아저씨가 지갑에서 캐쉬를 꺼냅니다. 아저씨 : $100줄께 두개만 나한테 팔래? $30에 샀는데 $50에 팔라니.....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네요. '와, 좀비세상이 오면 이런식으로, 이런가격에 물건이 거래되려나?' '묻고 떠블로 가?' 며칠전 재난 영화를 봐서 그런가 뭔가 이 상황이 신기했어요. 잠시 고민한 끝에 아저씨를 롤러코스터 태워봤습니다. 나 : No... 아저씨 : (시무룩 + 울상) 나 : Give me just sixty 아저씨 : ^_______^ Thank you so much! 블라블라 (응, 그 뒤론 안들려) 아저씨가 멀리서 왔다고하니 한국인 중고거래 습관 때문인지 차비를 빼줬어요. ($60의 택스) 그렇게 아저씨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떠났습니다. 그땐 멋있고 싶어서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이불킥 했습니다. 아 그냥 $100 받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