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가 출현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일자리가 꽤 넘쳐나고 고용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갔다. 3월 이후 몇달간
바이러스때문에 실업률이 급증 했지만, 최근들어 실업률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다들 아실 수 도 있겠지만
한국과는 조금 다른 고용문화, 그리고 회사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미국 취업 시 직장을 구할 때에 마주치는
회사 지원 과정과 인터뷰 과정에 있어서의 한국과 다른 특징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참고로 나 자신은 한국에서 11년전 대학생때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은 있지만 정식으로 회사에서 일을 해본 적은 없기 때문에
한국의 고용문화에 대해서 100% 잘 알지는 못한지만 미국 취업 문화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이 처음으로 알고 가장 놀라는 부분이 있다. EEOC(U.S.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을 고용 시 기준에 삼는 것이 법으로 금지된다.
It is illegal for an employer to discriminate against a job applicant because of his or her race, color, religion, sex
(including gender identity, sexual orientation, and pregnancy), national origin, age (40 or older), disability
or genetic information.
EEOC Prohibited Employment Policies/Practices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력서를 작성할 때에 위의 항목을 절대 포함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이 항목들을 기준으로 차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의 이력서 샘플을 찾아보았는데, 한국 이력서에는 성별과 나이(생년월일)가 포함되는게 당연시 되는 것 같다.
이런 부분에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가 드러난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말이다.
이력서를 내고 1차 합격이 되어서,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볼 경우에도, 위에서 언급한, 성별, 나이, 종교 등을 묻는 것은
불법이다. (성별은 굳이 묻지 않아도 대부분은 보면 알긴 하지만) 실제로 이런 항목들을 물어볼 시 회사는 지원자에게 고소를 당할 수 있다.
미국에 이제껏 살면서 지원자의 사진이 첨부된 이력서는 본적이 없다. 그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아무도 사진은 요구하지 않는다.
외모와 업무 수행능력을 아예 별개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다. 또한, 사진을 첨부할 시, 인종이나 국적, 나이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암묵적인 차별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론 그것을 막기 위한 정책인 것 같다. 물론, 모델 에이전시같은 곳은 외모가
중점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예외가 될 수 있겠다.
이력서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은 자신이 쌓아온 경력, 즉 지난 직장들에 대한 나열이다. 그리고 그 직장들에서 무슨 일을
맡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보통 ‘Experience’라는 섹션으로 불리우는데, 이 섹션이 대개는 이력서의 60-75%를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 나머지는 ‘Education’ (출신학교와 전공), ‘Skills’ (할 줄 아는 것), ‘Language’ 정도가 되겠다.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대기업같은 회사들에서 1년에 한두번씩 날을 잡고 공채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한꺼번에 모집하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미국 취업 시에는 공채라는 개념이 없고, 연중 인력이 필요할 때 그때 그때 공고를 내서 그 자리를 한자리 한자리 채워나간다.
친구에게 듣기로는 한국도 요즘 그런식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고 들었다.
이건 한국에는 없는 문화인데(내가 알기로는), 미국에서는 Reference Check라고 해서, 지원사 심사 마지막 스테이지 즈음,
지원자가 이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나 상사들에게 전화를 해서 지원자의 자질을 평가하는 도구가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제도는
어떤 업계이냐에 따라 많이 다른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몸담고있는 Design 업계에서는 반 이상이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가 인터뷰했던 회사들은 80% 이상이 이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업계와 상관없이 이 제도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채용 직전 큰 회사들은 지원자의 정보를 가지고 백그라운드 체크를 실시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과정이 지원자 입장에서는 조금
귀찮기도하고 복잡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난 5-6년간 살았던 집 주소들, 다녔던 회사 정보들, 연락처 등등 꽤 많은 항목들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체크의 목적은 이 지원자가 이력서에 넣은 사항들이 실제로 일치하는지 조사하기 위해서이며,
또한 이 지원자가 과거에 전과가 있거나 범죄를 저지른 역사가 있는지도 조사한다. 정확히 어떠한 매커니즘으로 조사가 행해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한 일주일 정도면 Clear(통과) 되었다고 나온다. 자신의 과거 행적을 사실대로만 잘 기입하면 큰 문제는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정식으로 직장을 구해본적이 없어서 인터뷰 과정이나 그 이후의 과정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이 글에서는 내가 그래도 인지하고 있는 이력서 작성의 차이점들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보았다.
다음 미국 회사문화 편에서는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의 사내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