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 얼음까지 넣어 차게 마시는 데다, 과일이나 빙과류 등 차가운 음식 섭취도 늘었다.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 속에서 지내는 것도 문제다. 냉기를 피부로 접촉하고 호흡기로도 들이마시니 체내 한열의 균형은 급격히 무너진다.
운동을 하면 그나마 낫지만 운동량은 늘 부족하다. 운동 후에 맥주나 찬 음료를 마시면 이마저도 허사다. 목에 넘기는 순간에는 시원하지만, 몸은 더욱 냉해져 허열이 생겨 다시 갈증이 난다. 특히 카페인이나 탄산음료는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갈증은 악순환된다.
왕뜸을 떠주고 속을 따뜻하게 만드는 한약을 처방했다. 커피 등 냉성이 강한 음식도 함께 줄이자 증상들은 빠르게 호전되었다. 대신, 생강차나 대추차 등 여름일수록 따뜻한 성질의 음료를 권했다. 조상들은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이열치열의 묘미를 살렸다.
삼계탕, 보신탕, 육개장 등 열성이 강한 삼복음식들도 한 예다. 식후 음료 역시 따뜻한 숭늉이나 식혜, 수정과 등이었다. 커피보다 멋스럽진 않아도 한결같이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적어도 건강에 관한 한 현명한 발견이었다. 현미경상 세균이나 바이러스에만 집착하는 것이 과연 더 과학적이라 할 수 있을는지. 그래서 괴테는 충고한다. 어리석은 생각이든, 똑똑한 생각이든 옛사람들이 이미 생각지 않은 게 없음을 항상 기억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