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덕후질을 애진작에 중단했다. 그런 내가 생뚱맞게 한국 프로 당구 리그(PBA)에 꼿혔다. 팀 리그와 개인전 대회 경기를
수시로 관람한다. 계기는 한 당구 선수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캄보디아 스트롱' 스롱 피아비다. 오랜만에 스포츠 스타 덕질을
시작했다. 스롱 피아비 선수는 이런 사람이다.
캄보디아 시골 캄퐁참 출생.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 1년만 마치고 아버지와 감자 농사. 외갓집 동네에 한국으로 시집간
딸들 있는 집들이 제일 잘 사는 모습 보고 국제결혼 결심. 2010년 20세에 공장이나 농사일 예상하며 나이 많은 한국인과 결혼.
프린팅 가게 운영하는 남편은 한국 생활 적응 도우려고 수시로 동반 여행. 2011년 어느 날 집에 혼자 남겨놓기가 짠해 남편이
당구장에 놀러 갈 때 데려갔다 미친 재능 발견. 3만원 짜리 큐대 사서 집에서 종이에 영점 그려 돌덩이에 붙여 놓고 타격 연습 시작.
남편이 살림, 가게 운영 전담하고 본격 후원. 스승 영입해 하루 12-20시간씩 연습. 2014년부터 3쿠션 전국 아마추어 대회 석권.
2017년 정식 선수 등록하고 3개월 만에 국내 랭킹 1위. 당구 불모지 캄보디아는 그를 위한 당구연맹 창립. 한국과 아시아 아마추어
대회 평정하고 세계 랭킹 2위. 새로 창립된 프로 리그(LPBA)에 재작년에 데뷔. 혼성 소속팀(블루원 리조트) 단체전 우승을 주도하고
본인은 개인전 출전 2회 만에 우승. 작년 시즌 개인전 대회 우승 2회, 준우승 2회. 금년 시즌 개인전 개막 대회에서 역대급 경기력으로
우승. 한국 이주 12년 만에 캄보디아에서 초청한 부모님이 관람. 부모님 앞에서 우승컵 들어 올리는 소망 달성.
건강이 좋지않은 부모님 한국의 병원에서 진료받고 아빠는 심장계 시술 예정.
스트로크 파워가 탈 여성급이고 압도적인 경기력 보유. 실전에서 태연하게 묘기 당구 스탈 난구풀이 시전. 절대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
노력하는 천재. 현재 '캄보디아의 김연아'. 상금의 상당액을 모국의 가난한 아이들 돕기에 사용. 캄보디아에 스포츠 전문학교 설립
하려고 변두리 허허벌판 토지 매입. 남편은 그에게 한국 국적 따지 말고 캄보디아를 대표해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 따라고 권유.
그리고 본인이 사망하면 재혼에 걸림돌이 되지 말라고 둘 사이에 자녀 포기. 인간극장과 몇몇 프로그램에 출연.
유튜브 채널(피아비큐 PHEAVY.Q)에 8만 명이 넘는 구독자 보유.
인간극장에서 그의 스토리를 보다 눈두덩이 따땃해졌다. 그가 작년에 대회에서 우승하고 어눌한 한국말로 시상식 수상 소감을
이어가다 캄보디아어로 모국 팬들에게 인사한 후 다시 한국어로 "엄마, 아빠 피아비 우승했어요!" 외치는 순간 내 딸도 아닌데
질질 울었다. 픽션 영화 시나리오였다면 지나친 억지라고 할만한 기적 같은 피아비 선수의 인생 역전 스토리다.
피아비의 경우는 매우 특별하고 희박한 국제 결혼 케이스다. 대다수 여성들은 무임금 노동력 제공자이자 가사도우미로 산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피아비 선수 보며 국뽕 씨게 빨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