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가 올해 전 세계 실업률이 지난해 비해 소폭 하락한다고 전망한 가운데 현재까지 미국과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ILO가 발표한 ‘세계 고용 및 사회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실업률은 지난해(5%)보다 0.1%포인트(P) 감소한 4.9%로 추정된다.
이같은 기대와 달리 미국 대도시 지역의 10곳 중 8곳 가까이는 지난해보다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미국 고용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 지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389개 지역 중 305곳에서 실업률이 상승했다. 56곳은 실업률 하락, 28곳은 변동이 없었다. 특히 대도시 51곳 중 9개 도시의 실업률은 미국 전체 평균 실업률(3.9%)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라스베이거스(5.2%)가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실업률이 1년 전 대비 1%p 이상 상승한 지역도 있었다. 로드아일랜드주의 주도인 프로비던스는 이 기간 2.5%에서 3.7%로,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는 1.5%에서 2.7%로 각각 상승했다. 이런 동향 때문에 올해 대학 졸업생들이 다소 경직된 고용시장에서 취업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대학에서 졸업식 연설을 진행한 뒤 “학생들이 ‘불확실성’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데일리 총재는 “이번 졸업생들이 유입될 취업 시장은 상당히 경직된 상태일 것”이라며 “(이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년간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실질 임금 상승을 계속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지표를 제공하는 프레드(FRED)에 따르면 지난 2023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20~24세 미국 대학 졸업생의 평균 실업률은 5.84%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5.1%)에 비해 0.7%p 상당 올랐으며, 미국인 전체 평균 실업률을 훨씬 웃돈다. 데일리 총재는 “코로나19 이후로 재택근무 등 (근무 환경 및 방식은) 유연한 방향으로 바뀌었으나 최소 생활비, 교통비, 식료품 등 비용은 치솟고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잡히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비슷한 추세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실업자는 1년 전보다 8만1000명(10%) 늘어난 88만5000명으로, 전년 11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로 1년 전보다 0.2%p 상승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22~2023년 2년간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실업자가 마이너스가 됐던 누적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