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좀 뒷북이지만 파친코를 읽었어요.
곧 애플티비에 드라마로도 나온다고 하는데. 이민생활 6년차. 아무도 가라고 하지 않고 오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아이 3을 잘 키워보겠다는 생각으로 당시 4살반 2, 3살 1를 데리고 온지 6년이 되어가네요.
영어를 못하는 편도 아니었어서 자신감 충만해서 왔는디 왠걸.. 한국에선 의사소통 문제 없었는데 와서 보니 교만이었 죠.
특히 이런저런 통화할 때면 머리가 서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찾고 해결하고. 내가 나서서 싸돌아다녀야
내 애들 우물안 개구리 안만든다 생각하며 참 열심히 찾고 다녔네요. 예전엔 이건 인종차별이야,
이건 나를 무시하는거야 라는 일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어요. 뭐라도 꼭 따지고 물 어보고....
한번씩 서울이 밀려오고 한국이 밀려오고 내가 왜이러고 있나 밀려올 때마다 저는 나가서 뛰거나 걷거든요.
그래도 40 넘어 와서 그런지 내 나라가 아니여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에요. 지금도.. 소설 파친코 뒷부분 해설에
트랜스내셔널리즘이라는 단어가 나오더라고요. 와.. 그렇구나. 거기에 덧붙여 12세기 어떤 사상가의 말도 소개되었는데
"자신의 조국만 좋아하는 사람은 아직 어린 아이와 깉다. 어디를 가도 자신의 조국처럼 느끼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 세상 모두가 타국처럼 느껴지는 사람이야말로 완성된 사람이다." 오지게 와닿은 말이라 나누고 싶었어요.
6년 살며 느낀건 한국도 케바케지만 미국은 진짜 케바케 사바사에요. 그리고 대략적으로는 감정 잘 안드러내고 기대도
안하고 기대 받고 싶어하지도 않고요.그래서 깔끔한 면도 있고. 편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인종 국적 불문 사람사는건 다 똑같다 이런 생각이 들고 그 관점에서 지내면 여기서도 살면 서 생기는 일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거 같아요. 오는 분들 모두에게 꽃길이 준비된 건 아니지만 적어도 6년 지 낸 저는 자기가
노력한 만큼 꽃을 수확할 수는 있는 곳이 미국이라고 생각되어요. 속된 말도 뻘짓만 안하면요.
아직까지 는.. 20년 30년 사신 분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