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을 겪으면서 필수 노동자(Essential Worker)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고, 음식 제조와 배달을 하고, 식품점에서 일하고, 청소하는 등 이른바 ‘궂은일’을 하는
사람들이 필수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필수 노동자들 가운데 서류미비자가 미전역 500만여 명이다. 전체 서류미비자 1100만 명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이들은 목숨을 걸고 일터로 나서 나라를 떠받쳤지만, 정부는 이들에게 눈을 감았다.
여러 정부 혜택을 나눠줄 때 이들을 솎아냈다. 더구나 이민자 커뮤니티는 팬데믹에 더 큰 타격을 받았는데도 말이다.
이들 가운데에는 어릴 때 어른의 손을 잡고 미국에 왔다가 서류미비자가 된 이른바 ‘드리머’ 청년들이 있다.
태어난 나라가 어지럽고 살기가 힘들 뿐 아니라 목숨의 위협까지 느껴 미국에 온 난민들도 있다.
모두가 잘살아 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만으로 미국에 왔고 팬데믹을 겪으면서도 땀 흘려 일했는데 돌아오는 건
여전히 ‘불법 체류’라는 딱지다. 정말 서류미비자들이 미국에 사는 걸 막겠다면 일을 못 하게 하면 된다.
하지만 어려운 일은 하고 세금도 내라고 한다. 서류미비자들이 없이는 미국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앞날을 위해 서류미비자들에게 합법 신분과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서 당당하게 일하고 세금을 낼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신분의 그늘에 갇혀 있는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라 미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3월 연방하원은 서류미비 청년들과 난민, 그리고 농장 노동자들에게 합법 신분을 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 뒤 연방상원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연방의회는 반드시 연방 예산 조정안에 이민 개혁법안을 덧붙여
통과시켜야 한다. 이민 개혁법안은 크게 두 틀로 이뤄져 있다. 서류미비자 합법화 뿐 아니라 1000만 합법 이민
신청자들의 이민 수속 적체를 털어내는 방안도 담고 있다. 그래서 포괄적 이민법 개혁이라고 부른다.
민권센터와 이민자 단체들은 오는 7월 23일(금) 낮 12시 맨해튼 콜럼버스파크에서 모여 집회를 열고 행진을 한다.
행진의 이름은 ‘이민자들은 필수(Immigrants are Essential)’ 즉, 이민자는 미국에 꼭 필요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걷는다.
한인들도 함께해주길 바란다. 민권센터(917-488-0325)로 연락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시위와 행진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고 앞으로 더 많이 열린다. 이민법 개혁의 ‘꿈’을 이루는 그 날까지
민권센터는 뜀박질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