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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너글로벌 인프라를 누가 통제 하나 ! '파워 브로커'의 시대
BY 강본두2024-05-15 09: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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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달러(약 274조 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국내총생산(GDP) 약 2200억 달러의 그리스 중 "누가 더 많은 파워(권력)를 휘두를까?" 미국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학대학원(SAIS)의 메리 브릿지스 연구원은 '지정학을 개조하는 인프라'란 제목의 10일 자 <포린 어페어즈> 기고에서 이런 도발적 질문을 던졌다.

자산 순위로만 보면 머스크가 그리스에 꽤 밀리지만, 세계질서를 형성하는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력에선 비교 불가라는 게 그의 견해다. 브리짓스에 따르면, 일례로 머스크는 자신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통해 이런 파워를 휘두른다. 머스크의 결정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목표물에 대한 공격에 들어갈 수 있을지, 가자에서 인도주의 구호단체들이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을지에 영향을 끼친다. 사실 아예 결정한다. 브리짓스는 "머스크의 인프라 파워는 그의 재산을 훨씬 능가한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머스크의 인프라 파워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라고 평가했다.

말하자면, 머스크는 오늘의 인프라 지배 셰계에서 지금까지 주역이었던 각국 정부들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파워 브로커'(power brokers)의 대표적 사례다. 브리짓스는 '파워 브로커'를 기존의 정부 행위자에다가 수많은 각종 글로벌 인프라의 구축, 운영, 유지, 관리 프로세스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비정부 중개자들'까지 통칭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브리짓스는 "인프라 지배 세계에서 정부들과 관리들은 국제관계의 일방적 통제를 더는 유지 못한다. 대신에 기업들과 테크놀로지, 환경 조건들이 정부들과 결합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세계질서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에는 다국적 은행가로부터 위성 사업자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파워 브로커들'이 있고,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이들의 활동을 조율하는 새로운 포럼들과 전략들이 필요하다"고 정책 입안가들에게 조언했다.

 


미국 스페이스X의 팰콘9 로켓이 5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발사기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번 로켓 발사는 스타링크의 6-21 미션을 수행한다.

오늘날의 인프라는 전기, 물, 통신 등 필수 서비스로부터 인공지능(AI) 컴퓨팅. 에너지 그리드, 해상운송 노선, AI 네트워크, 디지털 페이 플랫폼, 유전체학, 재생에너지, 우주, 의학 등 최첨단 분야에 이르기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상호의존하고 있는 시스템들이다. 브리짓스는 글로벌 인프라는 "자연 발생이 아니라 수백 곳 넘는 중개자, 과학기술 시스템들, 프로세스들을 통해 구축되고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케냐에서 네덜란드까지 해운 편으로 국경을 넘어 꽃을 실어 보내는데 평균 36건의 문서와 240건의 사본이 필요할 정도다.

브리짓스는 "오늘날은 기업가, 투자자나 컨설턴트 모두 정부 관리만큼 의미 있는 경우가 많다"고 새로운 '파워 브로커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금융업자의 역할을 부각했다. 그는 "금융업자는 '인프라 정치학' 형성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인프라 투자가 국제금융과 글로벌 정치학의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주요 20개국(G20)은 2018년 인프라도 하나의 '애셋 클래스'(asset class, 유사한 특성을 지닌 공통된 상품 그룹)로 만들어 신흥시장들에서 항구, 학교, 통신망 프로젝트들에 투자자들의 펀딩을 권장하는 로드맵(지침)을 개발했다. 인프라를 금융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게 '금융상품화'한 것이다. 또한 골드만 삭스와 매킨지는 인프라 투자·개발 담당 특수부를 개설했고, 올해 세계 최대 애셋 매니저인 블랙록은 세계 3위 인프라 투자기업인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스'를 인수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 기록을 세웠다.

'파워 브로커들'엔 또한 복합적 네트워크들을 구축하는 국가와 기업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과 운용에 필수적인 글로벌 프로토콜(통신 규약)을 만드는 '표준 설정' 기구들도 포함된다.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인터넷기술위원회(IETF)가 그런 곳들이다. 그리고 중간 지대의 글로벌 행위자들인 EY, KPMG와 같은 컨설팅 기업들과 클리포드 챈스, 화이트앤케이스 같은 다국적 로펌들도 파워 브로커들이다.

"통제 능력, 소유보다 어떤 기능 있느냐에 달려"

미국과 중국 간 '전략 경쟁'의 핵심은 인프라를 누가 통제할 것이냐의 싸움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책 입안가들은 '이분법적 경쟁과 강대국 경쟁'이란 낡은 관념에 빠져 있다는 게 브리짓스의 시각이다. 이분법적 사고는 미·중 대결이 "민주주의와 독재의 싸움"이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브리짓스는 "이 같은 규정은 두 체제가 제한된 자원의 지배를 놓고 싸우는 것처럼 묘사한다"며 "(그럴 경우) 중국이 물류 작업 관리용 소프트웨어 지배와 같이 어떤 분야에서 승리하면, 미국은 안보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중국의 거대 프로젝트에 미국의 거대 프로젝트로 대항하려고 시도한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원전에서 금융서비스에 이르는 16개 분야를 "핵심 인프라"로 지정한 상태다.

그러면서 '인프라 중심' 사고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민주주의 대 독재'와 같은 이념적 이분법에 집착하지 말고, 통신, 금융, 국방 조달, 해상운송, 제조 같은 물리적 네트워크들에 관심을 두고 이들 프로세스를 맡는 수많은 파워 브로커들과의 공동작업에 초점을 맞추란 얘기다. 한 국가의 파워는 '인프라 통제 능력'인데, 인프라의 통제는 누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소유했느냐 하는 '국적'뿐 아니라, 그 플랫폼의 '기능성'에 달려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중국 플랫폼이라고 반민주적 단정해선 안 돼"

"우주·팬데믹, 각국 정부 대처 불가한 두 분야"

브리짓스는"인프라의 기능성은 누가 그걸 구축했느냐 뿐 아니라,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어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나 플랫폼을 중국이 만들었다고 해서 강대국 간 경쟁 사안이라거나 반민주주의적인 것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면서 "그 대신, 중국 소프트웨어나 플랫폼의 국제적 채택은 지정학적 경쟁에서 인프라 통제가 매우 핵심적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더 건설적인 관점은 단지 중국의 소프트웨어를 비난하고 제조업 '리쇼어링'(국내 복귀)을 추진하는 것 이상을 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브리짓스는 "오늘날 글로벌 리더들은 여전히 '국가지배 지정학'의 낡은 개념에 묶여 있다"며 " 지금은 정책입안가들이 글로벌 시스템에서 진정한 파워는 어디에 있는지, 오늘날의 문제들을 극복하러면 그 파워를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쪽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할 때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들(governments)보다 거버넌스(governance)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그래야 서로 다른 층위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제하는 게이트키퍼와 설계자, 금융업자, 실행자를 확실히 알면, 네크워크들의 관리 방식과 그 취약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특정 국가 홀로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문제들에도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브리짓스는 "하이테크 네트워크들은 현대 사회의 작동에 핵심적이지만 오늘날의 인프라는 너무 다면적이고, 다층적이며, 상호연결돼 있어 어떤 한 나라가 그것을 정확하게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를 포괄하는 문제들의 복잡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유전자 복제·편집 가능성을 여는 생체의학의 미래를 관리하는 일에는 정부 간은 물론, 고위급 협상과 복합적 협정 들이 필요하다. 특히 우주 정책과 팬데믹 대처는 따로 떨어진 채 각국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처할 힘도 도구는 없는 두 분야다"라며 "국가들은 인프라 질서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지만, 새로운 파트너들, 전통적 적수들과 새 방식으로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표준 둘러싼 전투들, 다음 몇 년 확대될 것"

또한 이념이 아닌, 인프라 지향적 접근을 통해 핵심 네트워크들이 시장 관계, 규범, 규제시스템에 뿌리 박아 투명성과 책임성이 보장돼야 하며, 인프라 프로젝트가 공공도 민간도 아닌 탓에 시장 경쟁과 공적 책임의 '사각지대'에 있는 점을 감안해 정책 입안자들은 특히 공정성과 투명성, 자원의 공평한 배분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중 간 인프라 경쟁은 블록화하면서 더 격렬해지는 게 현실이다. 브리짓스는 "미국과 중국의 정책입안가들은 상대방 인프라에 대한 상호 의심 탓에 서로 다른 사양과 패턴의 '록인'(고객을 자사 제품·서비스에 가두는 것)이 등장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일례로 한 블록의 페이 플랫폼이 미국 달러 중심으로 조직되면, 대안 체제는 중국 위안화나 다른 화폐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비슷하게 물류와 해운 비즈니스들의 어떤 네트워크는 미국과 동맹국들간 무역을 촉진하는 반면, 중국 지원 기술과 하드웨어는 다른 해운센터 간 연결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리짓스는 인프라 경쟁이라는 "표준을 둘러싼 전투들"이 다음 몇 년간 확대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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