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종교 생활인력(+), 척력(-), 평형(0)
BY Ariya Kusala2022-03-26 09:41:29
어릴 적 물리 시간에 문득 세상은 힘(에너지)에 의해 움직이며, 힘은 물체들 사이에 '인력(引力)'과 '척력(斥力)', 그리고 인력과 척력이 균형을 이룬 상태인 '힘의 평형(平衡)'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물체가 서로 끌어당겨 가까이 다가가 접촉함으로써 어떤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을 '+'로, 두 물체가 서로 밀어내 둘 사이가 멀어져 어떤 사건이 벌어질 확률이 희박해진 다는 점에서 척력을 '-'로, 두 물체가 서로 힘의 균형을 이뤄 조화롭고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힘의 평형 상태를 '0'이라고 임의로 기호를 붙여보기도 하였다.
불교를 배운 뒤 인간은 마음(의도)에 의해 움직이며, 의도는 인간이 대상을 갖고 싶어하는 '욕망'과 공격하고 배척하려는 '분노', 그리고 의도가 없어 욕망도 분노도 없는 상태인 '마음의 평정(平靜, 평정심)'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을 원하고 갖고 싶어하는 '욕망'은 나와 대상의 사이에서 '좋아한다'라는 감정(마음의 인력, +)이 강해진 상태이고, 대상을 공격하고 밀어내거나 제거하려는 '분노'는 '싫어한다'라는 감정(마음의 척력, -)이 강해진 상태, 그리고 '좋아한다'는 감정도 '싫어한다'는 감정도 없어 어디로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마음이 바로 평정심(마음의 평형, 0)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인 마음(+)도 사라지고, 부정적인 마음(-)도 사라지면, 남는 것은 순수한 마음 그 자체(0).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평정심이 바로 공(0, 空)이고 열반이네. 물론 어리석음(무명)도 없어야 하겠지만.
[출처] 인력(+), 척력(-), 평형(0)|작성자 AriyaKusa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