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강력한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반등과 금리인하 후퇴 위험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신규 고용이 예상의 2배에 달하면서 3월 금리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 갔고 거의 확정적이던 5월마저 불확실해졌다.
11일(현지시간) CME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선물시장이 예상하는 미국의 3월 금리인하 확률은 16%에 불과하다. 5월 확률도 2주 전 90%에서 60% 수준으로 내려왔다.
문제는 추세 이상의 성장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반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메리프라이즈의 러셀 프라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임금상승세가 유지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여러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성장률이 높아지면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다.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 주식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고, 금리가 높아지면 경제의 자본 비용이 높아진다.
결국 3월 인하전망을 고수했던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레이즈를 포함한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도 백기 투항하고 고금리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을 새로 잡고 있다.
일례로 BoA는 최근 투자메모에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 답변에서 3월 금리인하를 두 번이나 배제했고 이는 우리가 받아 들여야할 신호"라고 적었다. BoA는 첫 금리인하 시점을 기존의 3월에서 6월로 미뤘다.
하지만 이른바 테일러 준칙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 금리는 지금보다 낮아져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은 하락하는 데 너무 높은 금리가 지속되면지나치게 경기를 제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테일러 준칙이란 성장률과 물가 변수를 적용해 산출한 적정금리를 비교적 엄격하게 따라야 하는데 이러한 준칙에 따라 연준 금리는 올해 4분기에 더 낮아져야 한다. 연준은 올해 금리가 0.7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테일러 준칙에 따른 전망모델은 금리 인하를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에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금리를 인하해도 괜찮으며 이전보다 더 큰 폭으로 인하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는 점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금리 인하가 3월에 시작되느냐 5월에 시작되느냐보다 얼마나 금리인하 폭이 커지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의 생산성이 깜짝 향상하면서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이 가능해졌고 이는 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의 금리가 불필요하다는 것을 상기했다.
미국 근로자의 생산성은 지난 3개 분기 연속 3% 웃돌아 2010~2019년 평균 1%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생산성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자원을 투입하여 많은 양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어 제품에 투입된 자원의 원가는 그만큼 낮아진다. 생산성이 좋아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뿐 아니라 임금 상승의 여지를 더 많이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