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풀어볼까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헌 중 하나인 함무라비 법전에도 언급이 되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술, 많은 양의 비타민과 단백질을 함유해 빵만큼 영양이 풍부하다고 해서 ‘액체 빵’이라고 불린 술! 무엇일까요? 좀 어렵나요? 그럼 힌트 하나 더 드리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술로, 종류가 무려 2만 여 종에 이르며, 도수가 낮고 비교적 값도 저렴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음료처럼 즐기는 술! 이제 감이 오셨나요? 맞습니다. 바로 맥주입니다. 맥주는 굉장한 역사를 지닌 술입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열었던 수메르인이 남긴 점토판에 맥주를 제조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하니, 무려 기원전 4,0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주식이었던 보리빵이 젖은 채 발효되어 술이 된 것을 누군가 우연히 발견했다고도 하고, 빵을 만들기 위해 곡물을 빻고 물을 섞는 과정에서 발효음료가 발견됐다고도 하는데요, 어쨌거나 자연스레 발효된 곡물을 음료로 마시기 시작한 것이 맥주의 시작인 셈입니다. 중세 로마에서 기독교의 전파를 위해 유럽으로 파견된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맥주를 제조하여 판매하기도 했는데요, 재료가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후로 유럽에서는 집집마다 직접 맥주를 만들어 마셨다고 합니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캔 맥주, 병맥주가 익숙한 요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리네요. 그런데 요즘에도 기계보다는 손맛에 힘입어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2002년 개정된 주세법에 따라 업소에서도 맥주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법규가 완화되면서 하우스맥주전문점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전에는 대형 맥주 제조회사로부터 맥주를 공급받아 맥주가게를 운영할 수밖에 없었지만, 하우스맥주전문점에서는 직접 만든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직접 만든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맥주제조장의 시설기준 완화 및 외부유통을 허용토록 한 주세법 개정으로 인해 중소업체의 맥주시장 진입이 용이하게 되었으며 내부영업장 외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게 되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즉, 소형 맥주제조공장을 겸한 맥주가게인 셈입니다. 이러한 하우스맥주전문점에서 맥주의 주재료인 효모와 맥아를 고르고, 효모를 배양하여 발효시키고, 가장 좋은 맛을 낼 수 있도록 숙성시키는 일 등 맥주의 제조공정을 관리하고, 완성된 맥주의 품질을 관리하는 사람이 바로 브루마스터(Brew Master)입니다. ‘맥주마이스터’, ‘양조기술자’, ‘맥주양조사’ 등으로도 불리는 이들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 맥주 제조 장비를 조작하고, 맥주 원료에서부터 전반적인 맥주제조 공정을 관리합니다. 만들게 될 맥주의 종류를 결정해 주재료인 효모와 맥아, 홉 등을 감별하는 일부터 분쇄기를 조작하여 분쇄하고, 맥즙을 여과해 끓인 후 발효시키는 전 과정을 관리하죠. 이를 위해 담금기, 여과기, 냉각기, 발효 및 숙성탱크, 저장탱크 등의 기계를 조작하고, 중간 중간 시음을 하거나 당도와 산성도(Ph) 등을 분석하여 발효탱크 및 숙성탱크에서 잘 숙성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 맥주의 품질을 판매 가능한 상태로 관리하는 일도 이들의 역할입니다. 대부분의 하우스맥주전문점은 매장 안에 제조실을 두어 직접 맥주를 만들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브루마스터는 항상 이들의 반응에 주시하여 다음 맥주 제조에 참고한다고 합니다.
다양함을 넘어 나만의 맥주를 찾는 소비자층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국내에도 브루마스터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과정 생겨나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을 비롯하여 브루웍스 아카데미 등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하우스맥주전문점에 취업하여 활동하고 있는 독일, 체코 등의 현지인들, 혹은 맥주 제조기술이 발달한 나라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돌아온 유학파를 통해 일정 기간 맥주제조 방법을 익히는 도제식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브루마스터(Brew Master)가 양조 분야의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을 뜻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독일에는 대학의 공대에 5년 과정의 브루마스터 양성과정이 있는가 하면, 외국인을 대상으로 6개월 정도의 단기과정을 통해 브루마스터를 육성하는 맥주 전문교육기관(VLB)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교육을 받을 수 없다고 해서 미리 포기하진 마세요! 브루마스터로 일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술에 대한 애정과 맥주제조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합니다. 꼼꼼한 성격과 집중력도 필요합니다. 맥주의 경우 가스 주입의 타이밍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맥주는 미생물의 화학작용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화학, 미생물 등 기초과학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계를 직접 다루고 때로는 기계를 고치기도 해야 하기 때문에 엔지니어링 관련 분야에도 관심이 있다면 일하는 데 유리합니다.
언제부턴가 웰빙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 중심가와 대학가를 비롯한 많은 곳에서 수입맥주 및 와인 전문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매출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젠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기보다는 맛과 분위기를 즐기기를 원하면서, 다양한 하우스맥주 맛을 경험하려는 사람들, 새로운 맛, 차별화된 맛, 높은 품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습니다. 직접 수제맥주를 만들어 판매하는 브루어리 펍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소비자 또한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맥주 지식을 공유하거나 홍 브루어링(가정맥주 제조) 마니아층을 형성해가고 있어 자연스럽게 브루마스터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맥주를 만들려면 발효 및 숙성탱크 등 대형 장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점포에서나 가능한 등 창업을 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하우스맥주전문점을 창업하기는 금전적인 부분 등 제약이 따르는 만큼 취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요, 취업 시 외국에서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했거나 맥주회사에서의 경력이 있으면 유리합니다. 처음 신입으로 들어가서 일을 배우는 단계에서는 낮은 임금을 받게 되지만 직접 맥주의 타입을 결정하고 모든 양조과정을 책임질 정도의 경력자는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합니다. 또 매장의 규모, 하는 일, 경력, 학력 등에 따라 임금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합니다. 하나 더! 현재 활동 중인 브루마스터는 대부분 남성입니다. 업무의 특성상 무거운 원료를 나르고, 분쇄기에 넣는 등 육체노동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브루마스터에 도전하려면 체력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맥주는 크게 라거(Lager)와 에일(Ale)로 나뉘는데요. 라거는 저온으로 발효통의 아래 하면에서 발효과정을 거친 맥주를 말합니다. 반면 에일은 고온으로 발효통의 위쪽 상면에서 발효 과정을 거친 맥주를 말합니다. 라거는 풍부한 탄산과 청량감이 특징으로 대중성이 높고 어떤 음식에나 잘 어울리며 대량 생산이 용이합니다. 반면 에일은 풍부한 향과 깊은 맛을 내지만 높은 제조원가와 품질관리 문제로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출처 ; 워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