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리츠칼튼 샌프란시스코 호텔은 미국 내 생산성과 품질이 뛰어난 기업에게 주는 말콤 볼드리지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 소식과 함께 한 사람이 유명세를 치렀는데요, 호텔 총지배도, 유명 주방장도 아닌, 리츠칼튼 호텔의 청소부 ‘버지니아 아주엘라’였습니다. 리츠칼튼 호텔이 문을 연 1991년 4월 객실 청소부로 입사한 그녀는 입사 초기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객만족에 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대다수의 청소부는 허드렛일이나 하는 우리에게 교육이 무슨 소용이냐며 불평이 많았지만, 아주엘라는 진지한 태도로 임했고, 배운대로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을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한 그녀는 자신의 일에 충실한 것이 곧 고객만족의 길임을 깨닫습니다. 객실의 청결 상태, 객실 서비스가 호텔의 이미지를 결정한다고 보았지요. 그녀는 청소도구와 비품을 담은 손수레에 작은 수첩을 달고 다니며, 자신이 담당한 객실 고객의 특성과 습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수건을 많이 쓰는 고객, 특정 신문을 원하는 고객 등 각자의 취향과 습관을 기억했다가 훗날 다시 찾아온 고객에게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녀는 웬만한 고객들의 이름까지 외웠고 복도에서 만날 때마다 인사를 했습니다. 작업 능률을 높이기 위해 침대정리와 욕실 청소방법을 개선해 이를 다른 직원들과 공유했고, 그녀의 노하우는 호텔 전체로 퍼졌습니다. 훌륭한 직원을 둔 행복한 호텔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나요? ‘말콤 볼드리지 대상’의 영예를 안은 호텔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객실 청소부였던 그녀의 공로를 인정해 직원에게 주는 가장 영예로운 상, ‘파이브 스타(Five Star)' 상을 수여했다고 합니다.
호텔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환호성을 울리며 침대 위로 풀썩 몸을 던지는 드라마 속 주인공, 한번쯤은 흉내 내고 싶은 장면이지 않나요? 하지만 웬만해서는 시도할 수 없을 겁니다. 푹신하고 향내 나는 침구 대신, 쾌쾌한 냄새와 먼지를 대면하기 십상이거든요! 룸메이드는 호텔에서 투숙객의 안락함과 청결, 편의를 위해 객실 청소와 정리정돈을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챔버메이드(chamber maid)’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퇴실한 객실 및 손님이 사용 중인 객실을 청소하여 객실을 다시 사용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이들은 청소도구 및 객실용품(침대시트, 테이블보, 타월, 화장지 등)을 준비해 운반기구(카트)에 싣고 다니며, 방금 퇴실한 방부터 정돈하기 시작합니다. 객실로 들어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욕실을 비롯해 객실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객실용품 및 소모품을 점검해 분실물이 있으면 보고해야 합니다. 침대커버, 테이블보 등 린넨(linen)의 교체, 고객의 세탁물(laundry) 등을 수합하는 업무도 이들의 몫입니다. 투숙객이 사용한 침대시트와 베갯잇, 이불 등 침구와 테이블 등을 교체하고, 사용한 수건이나 고객의 개인 세탁물을 수거합니다. 욕실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수건과 화장지, 비누 등을 새것으로 비치해 둡니다. 청소가 덜 된 곳은 없는지 자체 점검 후에 프런트나 하우스키퍼에게 보고하면 드디어 객실 하나에 대한 청소가 마무리되는 겁니다. 숙련된 룸메이드라고 해도 객실 한 곳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데 30분 이상 소요된다고 합니다. 한편, 룸메이드의 청소작업을 지도하고 관리하는 사람을 ‘인스팩트레스(inspectress)’라 하는데, 일과가 시작되기 전 조회를 통해 인스팩트레스로부터 그날 맡아야 할 객실 수, 유의사항 등을 지시 받아 일을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 객실을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숙박시설마다 차이는 있지만 하루 8시간의 근무시간 동안 많게는 15객실 정도를 배정받는다고 하니,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룸메이드로 일하려면 특별한 자격이나 학력, 연령 등의 제한은 없지만, 체력적으로 건강해야 하며, 성실함과 희생정신이 요구됩니다. 일반적으로 호텔 등의 숙박시설에서 인원 충원이 필요할 때마다 선발하고 있는데, 청소인력 용역업체에 채용되어 의뢰업체에 파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먼저 청소인력 용역업체에 채용되는 것이 우선이겠네요. 용역업체에서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편이며, 보통 1년 단위 계약으로 고용이 이루어집니다. 숙소정리와 청소 등이 주된 업무인 만큼 가사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주부 등에게 유리하다고 합니다. 한편, 투숙객이 사용 중인 객실은 함부로 열어 보거나 투숙객의 물건을 만지면 안되는 등 룸메이드로서의 기본을 갖춘 정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국내외 관광객의 증가로 다양한 형태의 숙박업소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숙박업소 내 객실청소를 하는 룸메이드에 대한 수요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현재 룸메이드로 활동 중인 사람들의 연령대가 다소 높은 만큼 이들의 정년퇴직으로 인한 대체 일자리 창출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궂은일이라는 인식 때문에 쉽게 이 일을 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취업하는 데 그리 어려운 점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들은 대부분 인력용역업체 및 파견업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로,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특히 이들이 아프거나 일이 없을 때 보장받을 수 있는 각종 사회보험은 월 60시간미만으로 근무하는 단시간 근로자인 경우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청소기계시스템의 발전으로 소수의 인력으로 많은 객실업무를 담당할 수 있게 된 것, 용역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은 향후 이들의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가 점점 고령화 되어 100세 시대를 바라본다지만, 정작 일터에서 시니어 세대가 환영받기란 힘든 일입니다. 신체적으로도 건강하고, 의욕도 넘치지만 젊은이들과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요. 하지만 경험을 앞세워 젊은이보다 꼼꼼한 일처리를 한다고 평가 받는 분야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호텔 객실 청소와 관리를 담당하는 룸메이드입니다. 특히 주부들의 가사 경험과 노하우가 룸메이드로서 최고 능력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호텔에서 시니어 인턴을 채용해 호텔 룸메이드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고요, 노인취업교육센터 등에서는 무료로 호텔 룸메이드 양성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시니어인턴십’ 제도를 운영하는 기관도 있는데, 이곳에서도 시니어호텔리어가 활동 중입니다.
출처 ; 워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