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미국에서 일하고 있고, 1월부터 9월 말까지는 미국에서 일하다가 연말 3개월 정도 한국에서 보내는 생
활 하고 있습니다. 연말 쉬는 동안에는 무급이며 매년 연봉협상을 하는데, 이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
현재 이 생활을 지속할지 한국으로 돌아갈지 치열하게 고민중입니다.
본 글은 혼자 생각하다가 도저히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미국 생활 선배님들의 고견을 듣고 싶어 올린 어
느 정도의 넋두리 글임을 감안하시어 댓글 남겨주시면 하나하나 감사히 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감정적인 요소는 빼고 각 나라 취업의 메리트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써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미국에 남는 것의 메리트
1. 워라밸 환상. 일하는 9개월 중 3개월 정도 빡센 시기가 있지만 나머지 6개월은 널널한 편. 널널한 시기의 출퇴근은 자율
적이며 그 날 할 일이 적다면 누구에게 통보하지 않고 재택 근무해도 딱히 뭐라 하지 않음.
2.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해당 필드에서 최종 단계급의 회사라 남아있다면 커리어적으로 기회가 많음 (이후 한국 복귀 시
에도 유리)
3. Stress-free한 환경. 직장 내 회식 거의 없으며 (참가 자율, 1년 총 2,3번 정도이며 식사 후 종료) 미국 특유의 타인 신경
쓰지 않는 문화로 인간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음. 직장도 자연 환경 좋은 조용한 휴양 도시에 있어 스트레스 받는 요소
가 적음
한국의 메리트
1. 가족, 친구, 집 등 인생의 모든 제반 요소들이 한국에 있음
2. 한국에서 취직 시 본가-직장 거리가 매우 가까워 차량, 집세 등 큰 지출이 필요 없어 수입이 잘 모이는 편
두 곳의 메리트는 이 정도가 있겠네요.
다음 단계로 고려해볼만한 제 개인적인 상황을 곁들이자면:
1. 현재 결혼에 대한 생각 많음. 결혼은 한국인과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해 미국에서는 결혼이 쉽지 않음 (미국 거주지에 동
양인이 없어요.)
2. 매년 갱신하는 계약인지라 다음 해에도 미국에 남는다는 보장이 없어 미국 체류 시 매년 집 렌트 apply - 렌트 종료 후
한국 귀국 시 집 비우고 짐 정리 절차 거침. 내년에 간다면 중고차 구입 및 판매 절차도 추가될 예정
3.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라 미국에서 퇴근 후 어울리는 사람이 없음. 퇴근 후에는 거의 혼자 시간 보냄
3-1. 그러면서 특별히 할 일이나 취미 활동이 없어 유튜브 보거나 게임하면서 보내는 죽은 시간이 많았음
4. 연봉에서 주거 비용 및 생활 지출을 차감하면 거의 수입이 남지 않음. 올해 계산해보니 순수입 $10,000 정도.
5. 본인이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큰 편은 아님. 돈 많이 벌면서 늦게 퇴근 vs 돈 적게 벌면서 일찍 퇴근 시 무조건 후자.
6. 다만 망설여지는 부분은 현재 회사에서 일하는 기회가 흔히 오는 편이 아니라 그만 두기엔 기회가 아깝다는 생각. 지금
퇴사하면 다시 여기에서 일할 수 있을 지 장담하지 못함 (제일 중요).
지금도 내년에 대한 연봉협상 중인데 딱히 만족스러운 인상 금액이 아니라서 나이는 한 살 더 먹는데 남는 게 거의 없을 미
국에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서 굳이 가야하나... 싶은 마음이 많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따끔한 질책, 조언 모두 환영하니 한 말씀이라도 의견 주시면 감사히 고려해보겠습니다.
댓글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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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2023-12-11 13:22:17
둘 다 장점이 크지만 미국에 남았을 때 단점이 훨씬 크네요. 결혼 문제, 재계약 문제,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 모두와 떨
어져서 사는 문제요.
어떤 선택을 하든 가지 못 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것 같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장기적으로 봤을 땐 글쓴님의 삶에서 더 중
요한 건 가족과 결혼 같아요.